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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은 빈라덴의 참혹한 사진 공개에 신중해야한다.

김경신교수 2011. 5. 6. 10:35

미국은 빈라덴의 참혹한 사진 공개에 신중해야한다.

 

 

 

2011. 5. 5

청강문화산업대학 모바일보안 김경신교수

(저자소개와 사진은 마지막 페이지)

 

 

 

미국 정부는 201151일 새벽 1. 9.11테러의 실질적인 배후로 지목했던 빈 라덴을 제거했고, 그의 시신은 적절한 절차를 거쳐 인도양에 수장했다고 발표했다.

 

2001년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끓게 했던 9.11테러 발생이후 10년만의 일이다. 정보통신과 군사, 과학 기술의 최강자답게 전 과정을 미 본토로 생중계했을 것이고, DNA 확인기술을 통해 빈 라덴 본인 여부를 정확히 확인했을 것이다.

 

여기까지는 이견이 작아 보인다.

알 카에다 조차도 빈 라덴의 사망을 사실로 인정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.

문제는 사진이었다.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이 조작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진짜 시신 사진을 왜 공개하지 않는가? 라는 의문이 대두되고 있다.

 

공개해야한다는 측은, 사진을 공개해 빈 라덴의 사망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, 참혹한 시신을 공개할 경우, 오히려 반미 감정만 부추기게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.

 

최종적으로 54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의 최후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발표했다. 그 이유로 참혹한 사진이 공개될 경우 이슬람권의 역풍을 불러와 미국인의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는 이유이었다.

 

참혹한 사진이 사회의 이슈를 증폭시키고, 기존의 여론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바꾼 예는 역사를 통해 많이 확인할 수 있다.

 

대표적인 예로 196821. 베트남 사이공의 한 거리에서 경찰이 베트콩을 즉결 심판, 처형하는 장면을 촬영한 AP통신 에디 아담스 기자의 사진을 들 수 있다.

짧은머리에 방탄조끼를 갖추어 입은 경찰대장 <구웬 곡 로안>이 체크무늬 난방셔츠만을 입고 있는 젊은이 <구웬 반 렘>의 머리에 총탄을 발사하는 그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.

이 사진 한 장은, 전쟁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려고 했던 <에디 아담스>의 의도와는 정반대로, 올바른 재판과정 없이 길거리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오해되어 베트남 사람들에게 전쟁에 대한 강한 반발감을 갖게 하였고, 한걸음 더 나가 미국 내에서 반전여론이 급격하게 형성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말았다.

 

그러나 이후 알려진 바에 의하면, 처형당한 <구웬 반 렘>은 북베트남의 암살부대 대장으로서 남베트남 경찰들의 부인, 자녀, 친척들을 34명이나 살해해서 도랑에 버렸고, 그 행위를 과시하고 다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.

 

훗날 아담스는 자신의 사진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이끌어냈다면서 매우 후회하였고, 이 사진으로 인해서 살인마로 비난받은 <구웬 곡 로안>과 그의 가족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한다.

 

사진이란, 특히, 참혹한 사진이란 이렇게 큰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.

 

 

저자소개

공학박사

경기 이천소재 청강문화산업대학 모바일보안과 교수

육군소령으로 국방 정보체계 분야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전역